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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액션 l 안경남] 잉글랜드의 시작은 좋았다.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로 모든 것이 엉키고 말았다. 공격 패턴은 단조로워졌고 선수들 간의 움직임도 유기적이지 못했다. 어쩌면 패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선발 라인업
잉글랜드는 전형적인 4-4-2 시스템을 사용했다. 웨인 루니와 에밀 헤스키가 투톱을 이뤘고 가레스 배리의 공백은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가 메웠다. 깜짝 선발 출전한 제임스 밀너는 왼쪽에 배치됐고(비록 30분 만에 교체됐지만) 아론 레넌은 오른쪽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미국 역시 4-4-2 시스템을 사용했지만, 사실상 4-2-2-2에 더 가까웠다. 조지 알틴도어와 로비 핀들리가 투톱을 구성했고 랜던 도노반과 클린트 뎀프시가 측면에서 그들을 지원했다. 당초 출전이 불투명했던 오구치 오니우가 센터백으로 출격했고 조나단 스펙터 대신 스티븐 체룬돌로가 우측 풀백으로 나섰다.

미국의 4-2-2-2
잉글랜드에 대한 미국의 대처는 거의 완벽했다. 두 명의 센터백이 루니와 헤스키를 맡고 중앙의 리카르도 클락과 마이클 브래들리가 램파드와 제라드를 견제했다. 이때 도노반과 뎀프시는 측면 보단 중앙으로 움직이며 클락과 브래들리를 도왔고, 동시에 잉글랜드 좌우 풀백인 글렌 존슨과 애슐리 콜을 끌어들였다.

이날 잉글랜드는 풀백들의 공격 가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이 볼을 소유했을 때 도노반과 뎀프시가 중앙으로 움직이며 존슨과 콜을 유인했기 때문이다. 또한 수비시에는 최전방의 알틴도어와 핀들리가 적극적으로 내려와 풀백을 견제했다. 때문에 잉글랜드는 미국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없었고 그로인해 공간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오니우의 전진
그러나 미국도 약점은 있었다. 오니우가 루니를 견제하기 위해 전진하면서 뒷공간을 자주 열린 것이다. 사실 이날 오니우는 최고의 수비를 펼쳤다. 부상으로 인한 회복 기간이 길어 잉글랜드전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그러나 여러 차례 허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는 루니가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 자주 볼을 잡았기 때문인데, 이때 오니우가 루니를 견제하기 위해 전진하면서 센터백 중 한 자리가 비는 현상이 발생했다. (왼쪽의 카를로스 보카네그라가 중앙으로 움직이며 오니우가 빠져나간 자리를 메웠지만, 그로인해 측면이 열렸다)

문제는 잉글랜드가 전반 4분 제라드의 선제골을 제외하곤, 이러한 미국의 약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라드의 선제골은 미국의 약점이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다. 루니에게 볼이 연결되자 오니우가 전진했고 이때 볼이 헤스키를 거쳐 제라드에게 연결되며 골이 터졌다. 이와 같은 장면은 이후에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특히 후반 7분 레넌의 전진패스에 이은 헤스키의 일대일 찬스가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오니우는 중원까지 높이 올라와 있었고, 이때 헤스키에게 노마크 찬스가 생겼다. 그러나 헤스키의 슈팅이 팀 하워드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결정적 기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외에도 오니우가 전진했을 때, 우측면에 레넌과 존슨에게 기회가 자주 생겼다. 이유는 왼쪽 풀백인 보카네그라가 오니우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중앙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잉글랜드의 부정확한 크로스 내지는 슈팅 욕심으로 인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 데이라이프 / 잉글랜드의 최대 약점은, 역시 골키퍼다!

카펠로의 고민
잉글랜드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 우승후보 중 하나다. 그러나 미국전에서 보여준 그들의 경기력은 기대치에 훨씬 모자랐다. 밀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레들리 킹은 또 다시 부상이 재발했다. 그리고 제이미 캐러거는 발이 느렸으며 로버트 그린은 어처구니 없느 실수를 저질렀다.(잉글랜드의 골키퍼는 바뀔까? 조 하트는 경험이 부족하고 데이비드 제임스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선수다) 카펠로 감독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배리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램파드와 제라드 콤비는 효과적이지 못했고 공수에 걸쳐 모든 포지션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잉글랜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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