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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tchaction/ 승리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부천FC 1995  곽창규 감독

[피치액션 l 부천=안경남] 하루 종일 반복되는 폭우가 다소 원망스럽긴 했지만 하늘도 이들의 만남을 저지할 순 없었다. 경기 시간이 임박하자 빗줄기는 잦아들었고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부천종합운동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18일 저녁, 부천FC 1995(이하 부천)과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이하 유맨)의 아름다운 만남을 그렇게 시작됐다.

“부천의 진솔한 이야기에는 열정의 저력을 공감케 하는 감동이 있었다. 부천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됐다. 그들을 통해 축구에 대한 진정성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  박혜란 SK텔레콤 상무 -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두 팀이 만났다. 한 팀은 한국 축구 무대에서 3부 리그로 여겨지는 K3리그 소속이고, 다른 한 팀은 잉글랜드 7부 리그인 북부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세미 프로 클럽이다. 서로 다를 것만 같은 이 두 팀은 무척이나 닮아 있다. 부천은 지역 축구팀이 제주도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팬들이 모여 직접 팀을 창단했고, 유맨 역시 응원하던 맨유가 미국 자본에 넘어가자 지역민들이 모여 팀을 만들었다.

이번 ‘월드풋볼 드림매치 2009’는 부천 서포터인 헤르메스가 SK텔레콤의 이동 통신 브랜드 T의 소망 프로젝트에 응모하면서 추진됐다. 큰 경기장에서 많은 팬들의 함성 속에 해외 클럽과 경기를 하고 싶다는 이들의 소망과 일상 속에서 사람들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SK텔레콤의 브랜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필자 역시 SK텔레콤의 초청으로 부천종합운동장을 찾을 수 있었다.

ⓒ pitchaction/ 부천과 유맨의 '아름다운 만남'

친선경기였지만, 두 팀은 매우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초반은 유맨의 흐름 속에 진행됐다. 유맨은 빠른 패스타이밍과 저돌적인 돌파로 부천을 공략했다. 잉글랜드 팀답게 미끄러운 잔디에 익숙한 모습이었고 선 굵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반면 부천은 많은 팬들 앞에 다소 긴장한 탓인지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안정감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경기장의 열기는 무척이나 뜨거웠다. 팬들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찬스가 무산될 때마다 마치 자신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처럼 안타까워하곤 했다. 물론 두 팀의 경기력은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K리그 경기에도 늘 답답함을 호소하는 팬들이, 하물며 한국 3부 리그 클럽과 잉글랜드 7부 리그 클럽이 대결을 펼쳤으니 그 답답함을 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선수들의 실수에도 아쉬운 탄성과 격려의 박수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팬들의 성원 덕분일까 부천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전반 30분, 계속해서 공세를 늦추지 않던 부천이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박문기의 헤딩골로 유맨의 골망을 흔들었다. 예리한 코너킥과 박문기의 절묘한 위치선정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기다리던 골이 터지자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져만 갔고, 부천 선수들의 플레이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감과 위력을 더해만 갔다.

ⓒ pitchaction/ 대한민국 최초의 서포터스, 부천FC 1995의 헤르메스

사실 K3 팀인 부천의 경기를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혹 매체를 통해 부천의 소식을 접했을 뿐 이들의 축구 열기를 몸소 체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드림매치는 양 팀의 맞대결 뿐 만 아니라 한국 풀뿌리 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천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소문대로 이들의 축구 사랑은 대단해 보였다. 특히 경기 시작 전 관중석 한쪽에 자리를 잡은 헤르메스의 함성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넓은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짧고 굵은 그들의 구호는 여느 서포터 못 지 않은 포스를 뿜어냈다. 그리고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오랜 만에 부천종합운동장을 찾은 팬들은, 과거 부천이 K리그 무대를 누비던 시절을 회상하며 옛 추억에 잠기는 모습이었다.

“부천은 시민이 만든 팀이다. 우리 팀에서 뛰는 36명의 선수들은 다른 어떤 리그의 선수들보다 강한 자긍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은 이 경기가 성사되자 잠도 자지 못하고 설레어 했다.” – 정해춘 부천 단장 -

경기장 한편에 마련된 공연 무대에선 경기 전과 하프타임 그리고 경기 후 초대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에픽하이, 노브레인 등 유명가수들의 축하 공연은 경기의 흥을 더욱 돋았으며 사인볼 증정과 폭죽쇼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또 다른 추억을 선물했다.

ⓒ pitchaction/ '월드풋볼 드림매치 2009'는 위대한 꿈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후반전이 시작됐다. 한 점 뒤진 유맨은 후반 초반부터 거세게 부천을 몰아 붙였다. 그러나 부천의 수비는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문기와 김제진은 노련한 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고 간간히 역습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이후에도 부천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유맨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데 성공한 부천은 미드필더 장재완의 날카로운 패스를 통해 여러 차례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시간이 흐르자 다급해진 유맨의 공수간격은 벌어지기 시작했고, 부천은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장재완의 슈팅이 유맨의 골키퍼 손에 맞고 흐르자 이를 쇄도하던 김민우가 재차 밀어 넣으며 점수 차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추가시간에 접어들었지만 부천의 공격축구는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골을 도운 장재완은 이번에는 유맨의 수비수와 골키퍼를 따돌리는 완벽한 골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부천과 유맨의 ‘월드풋볼 드림매치’는 3-0 부천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중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었다. 팬들과 함께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두 팀의 만남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만남은 위대한 꿈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부천과 유맨 그리고 헤르메스의 꿈이 이뤄지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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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웅전쟁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고운 글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09/07/2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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