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AFF 홈페이지 / 전반과 후반, 허정무호는 달랐다
[피치액션 l 안경남]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아대회) 2연패를 노리는 허정무호가 홍콩을 대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한국은 7일 밤 도교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대회 1차전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홍콩에 5-0 대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전부터 선수들의 표정은 결의에 차 있었다. 남아공을 시작으로 스페인과 목포 전훈을 거치며 선수들의 자신감은 높아져 갔고 조직력 또한 정상 궤도 올랐기 때문이다. 4년 만에 A매치 골을 노리는 이동국과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은 젊은 선수들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전반 10분 김정우의 헤딩 선제골을 시작으로 대표팀의 공격력은 불을 뿜기 시작했다.
▲ 화끈했던 전반, 선수들의 눈빛은 골대를 향해 있었다
남아공 전훈과 달리 선수들의 몸놀림은 가벼워 보였다. 고지대도 아니었고, 더 이상 자블라니도 낯설지 않았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경기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압박으로 이어졌다. 김정우와 구자철이 중앙을 장악했고 오장은과 김보경이 측면을 흔들었다. 또한 오범석과 박주호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이 이어지며 한국은 일찌감치 홍콩의 기선을 제압했다.
당황한 홍콩은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고 여러 차례 수비 뒷공간을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24분, 두 번째 골이 터졌다. 김보경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에서 프리킥을 시도했고, 구자철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으며 골키퍼를 넘기는 재치 있는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타이밍과 골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한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전반 27분 박주호의 로빙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맞추며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동국은 전반 3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정우가 헤딩패스를 헤딩 골로 연결시키며 1454일 만에 A매치 데뷔골을 맛보는데 성공했다. 김보경의 프리킥도 예리했지만 김정우와 이동국의 집중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경기를 완벽히 장악한 한국은 37분 오장은의 전진패스를 받은 이승렬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한번 홍콩의 골망을 흔들며 4-0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45분간 한국은 골에 대한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였고 그 결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특히 세트피스와 역습 상황에서 상당히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준비를 하고 나왔지만 막을 수 없었다. 수준이 달랐다. 한국은 세트피스에 강했고 특히 역습 능력은 아시아 최고”라며 한국의 실력을 인정했다.
▲ 밋밋했던 후반, 집중력과 체력 저하가 발목을 붙잡다
전반이 화끈했다면 후반은 한마디로 밋밋했다. 한국은 전반에 4골을 넣은 것이 감사할 정도로 후반에 다소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오장은을 대신해 노병준이 투입되며 측면에 날카로움을 더했지만 공격력은 오히려 감소했다. 후반 1분 구자철의 왼발 발리슛이 터질 때만 하더라도 골 폭풍은 계속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노병준의 추가골이 후반이 터진 유일한 득점이었다.
전반에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김보경은 본래 자리인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전반만큼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탓인지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뎌졌고 골에 대한 집념 또한 사라진 듯 했다. 이승렬의 슈팅은 크게 벗어났고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맞이한 이동국의 결정적 슈팅 또한 상대 수비수의 발에 걸렸다.
한국이 주춤하자 홍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내내 제대로 된 역습 한 번 펼치지 못했던 홍콩은 몇 차례 위협적인 크로스와 슈팅을 시도하며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허정무 감독은 오범석과 이동국을 빼고 곽태휘와 김재성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으나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전반과 달리 호흡에 문제를 드러내며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무엇보다 집중력에 큰 차이를 보였다. 패스미스가 자주 발생했고 문전에서 다소 투박한 모습이 이어졌다. 체력 저하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였다. 후반 50분을 시작으로 김보경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고 이동국과 이승렬 또한 전반전만큼의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의 화끈했던 공격력에 비해 후반 경기력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동아시아대회가 결과 보다는 과정에 시선이 모이는 만큼, 90분 내내 상대를 위협하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다가올 중국과 일본전에서는 90분 내내 화끈한 경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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