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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액션 l 안경남] ‘전차군단’ 독일이 ‘아프리카의 자존심’ 가나를 꺾고 조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르비아에게 일격을 당했던 독일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신승을 이끌어냈다. 반면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했던 가나는 한 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으나, 같은 시간 호주가 세르비아를 잡아내며 조2위로 남은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선발 라인업
가나의 선발 라인업은 호주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존 멘사가 복귀하며 조나단 멘사와 센터백에서 호흡을 맞췄고, 최전방에 아사모아 기안이 배치됐다. 그리고 미드필더인 케민 프린스 보아텡은 동생 제롬 보아텡과 형제 대결을 펼쳤다.

독일은 두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세르비아전에서 퇴장 당한 미르슬로프 클로제 대신 제로니모 카카우가 최전방을 맡았고, 홀거 바드슈투버가 빠지고 보아텡이 왼쪽 풀백으로 출전했다.

* 전반 24분 외질의 단독 돌파 장면이다. 외질(노란색)이 뛰어들어 가려는 순간 가나 미드필더(빨간색)들이 그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놓쳤다. 가나는 세 명의 미드필더가 삼각형을 유지하며 강한 압박을 시도했으나, 정작 후방에서 외질의 움직임을 자주 놓였다.


가나의 압박
경기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독일은 골을 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가나는 포백 라인을 두텁게 유지하며 상대진영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는 압박의 강도는 좋았으나, 중앙에 위치한 세 명의 미드필더(아난, 보아텡, 아사모아)가 가끔 너무 높이 올라가거나 한쪽으로 쏠리며 후방에 있는 외질을 자주 놓쳤다는 점이다.

전반 24분 장면이 대표적이다. 카카우가 볼을 잡기 위해 내려왔고 이때 외질이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히 무너트렸다. 비록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결정적 득점 기회였다. 이날 가나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안소니 가난은 외질을 전담마크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진을 통해 보아텡과 함께 케디라 혹은 슈바인슈타이거를 압박했다. 문제는 이 때문에 외질이 비교적 자유롭게 공간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기안의 한계
가나의 공격전개는 매우 훌륭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날 가나는 “하나, 둘은 잘하지만 셋까지 연결이 안 된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의 말처럼 박스 근처까지 접근은 잘했지만 최종 슈팅까지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했다. 가나의 공격진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를 갖췄다. 때문에 어느 상대를 만나건 일대일 싸움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보인다. 또한 경기 내내 끊임없는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든다. 그러나 좀처럼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가나의 경우 최전방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기안이 홀로 두 골을 터트렸지만 모두 페널티킥에 의한 득점이었다. 필드 골은 단 한 골도 없는 상태다. 스피드와 개인기는 좋지만 문전에서의 침착함이 떨어진다. 이는 가나의 한계이자 기안의 한계이기도 하다. 가나가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 데이라이프 / 전차군단의 차세대 에이스, 메수트 외질


외질을 놓치다
독일의 결승골은 후반 14분에 터졌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외질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가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가나의 문제로 지적됐던 외질에 대한 엉성한 방어가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당시 득점 장면을 보면, 외질에 대한 견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에 있었던 찬스처럼 이번에도 가나의 미드필더진이 외질이 자유롭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내버려뒀다. 모든 시선이 드리블을 시도하는 토마스 뮐러에게 쏠렸고 중앙의 외질은 너무도 쉽게 슈팅을 시도했다.

* 독일의 득점 장면이다. 가나 선수들이 뮐러와 케디라에게 시선을 빼앗기며 중앙에 외질(노란색)을 놓쳤다. 독일은 4-2-3-1 시스템을 통해 최전방 바로 밑에 외질을 배치하며 그에게 프리롤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가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하여금 외질을 지속적으로 견제하도록 해야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끝내 실점을 하고 말았다. 흥미로운 점은 외질이 한국의 염기훈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선수 모두 왼발잡이인데다 중앙과 측면이 동시에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다만 선수 개인과 팀의 능력이 다를 뿐이다.(물론 이는 엄청난 차이며 독일과 한국의 수준 차이이기도 하다)


결국 경기는 독일의 승리로 끝났고, 16강 티켓은 양 팀 모두에게 돌아갔다. 세르비아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호주의 투혼은 빛났고 충분히 승리할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가나의 경우 조2위로 밀려났지만 오히려 더 좋은 상황이 됐다. 잉글랜드가 아닌 미국과 만나기 때문이다.(물론 현재 잉글랜드의 경기력을 감안한다면 미국을 만나게 더 불행일 수도 있다) 그리고 독일은 ‘앙숙’ 잉글랜드와 16강을 치른다. 양국의 팬들에겐 피 말리는 승부가, 제3국의 팬들에겐 최고의 빅매치가 성사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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