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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라이프 / 월드컵 무관의 제왕, 네덜란드

[피치액션 l 안경남]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지닌 내공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는 팀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매번 월드컵 때마다 우승후보 혹은 강팀으로 분류되어 왔으나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탈락했고 2006년에는 포르투갈과 난투극 끝에 16강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유로2008에서는 거스 히딩크의 러시아에 패하며 8강의 벽에 부딪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유럽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하며 탄탄한 전력을 뽐냈고 자신감마저 충만한 상태다. 이제 우승할 때가 됐다.

팀 프로필
수도 : 암스테르담
협회창립 : 1889년
FIFA가입 : 1904년
월드컵 본선진출 : 8회(1934, 1938, 1974, 1978, 1990, 1994, 1998, 2006)
월드컵 최고성적 : 준우승 2회(1974, 1978)
지역예선결과 : 유럽 9조 1위(8전 8승, 17골 2실점)
대륙컵 최고성적 : 유럽선수권 우승(1988)

전술 분석

네덜란드 4-2-3-1, (좌)로벤 (우)카윗이 배치된 포메이션

유렵지역예선을 통해 드러난 네덜란드의 강점은 수비다.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2실점만을 허용했다. 물론 상대가 약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덜란드의 전력을 우습게 봐서는 곤란하다. 우선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감독 부임 이후 조직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동안 네덜란드 대표팀은 잦은 파벌싸움으로 인해 팀으로서 뭉치지 못했다. 이는 중요대회마다 발목을 붙잡았고 네덜란드의 메이저대회 징크스로 이어졌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네덜란드는 모든 포지션에 걸쳐 세계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은 아니다. 하지만 하나의 팀으로서 진정한 강팀이라 할 수 있다”며 꾸준히 팀웍을 다지는데 중점을 뒀다. 유로2008은 네덜란드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한 대회였다. 당시 네덜란드는 이탈리아(4-1), 프랑스(3-0), 루마니아(2-0)와 죽음의 조에 편성됐으나 3전 전승을 기록하며 8강에 진출했다. 네덜란드가 보여준 파괴력은 실로 대단했다. 특별한 약점이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공수에 걸쳐 뛰어난 밸런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토너먼트에 진입한 네덜란드는 (마치 다른 팀이 된 듯) 예선에서의 강력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어쨌든 마르코 반 바스텐의 지휘봉을 이어 받은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스쿼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선수단의 유일한 변화는 은퇴를 선언한 에드윈 반 데 사르를 대신해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크에 골문을 맡기고 사위인 마크 반 봄멜을 다시 불러들인 것뿐이다. 감독이 바뀌었음에도 별다른 과도기를 겪지 않은 바로 이 때문이다. 유로2008부터 이어진 네덜란드의 조직력은, 2년이 지난 지금 더욱 강해졌다.


네덜란드의 기본 시스템은 4-2-3-1/4-2-1-3이다. 반 데 사르의 후계자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크가 골문을 지키고 유럽예선에서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인 포백은 요리스 마테이센을 중심으로 욘 헤이팅가, 그레고리 반 데 빌, 지오반니 반 브롱코스트가 위치한다.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론 블라르의 공백이 다소 아쉽지만 안드레 오이에르와 칼리트 불라루즈 등 백업 자원이 비교적 풍부하다. 중원에선 활동량이 좋은 니젤 데 용과 경험 많은 반 봄멜이 홀딩 미드필더로 나서고 웨슬리 스네이더가 전진된 위치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좌우 측면에는 아르옌 로벤과 디르크 카윗이 배치되는데, 로빈 반 페르시의 위치 변화에 따라 카윗이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되기도 한다. 현재로선 왼쪽에 로벤, 오른쪽에 카윗 그리고 최전방에 반 페르시가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로벤의 갑작스런 부상이 변수다)

ⓒ 데이라이프 / 로벤의 빠른 회복이 관건이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고민은 역시 ‘유리 몸’ 로벤이다. 네덜란드의 에이스인 그는 최근 헝가리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언제 또다시 쓰러질지 모른다. 때문에 로벤이 없는 확실한 플랜B가 필요하다. 현재 로벤을 대신할 수 있는 자원은 라이언 바벨과 엘리에로 엘리아 그리고 이브라힘 아펠라이다. 세 선수 모두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으나 로벤 만큼 파괴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반 페르시의 측면 이동이 가능하나, 그의 득점력을 감안할 때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다. (특히 카윗과 클라스 얀 훈텔라르의 최근 폼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네덜란드의 또 다른 고민은 스네이더와 라파엘 반 데 바르트의 공존이다. 지역예선에서 두 선수는 함께 뛴 시간보다 따로 뛴 시간이 더 많다. 스네이더가 부상을 당했기 때문인데,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반 데 바르트를 중앙에 기용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스네이더를 외면할 순 없다. 그는 지난 시즌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최근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헝가리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에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며 로벤이 없는 플랜B를 실험했다. 그러나 공격전개에 있어선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6-1 대승을 거뒀으나 로벤이 투입된 이후 5골이 터졌기 때문이다. 물론 로벤 대신 빠진 선수는 카윗이었다. 그러나 카윗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기 때문에 스네이더와 반 데 바르트의 주전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요 공격루트

네덜란드 4-2-3-1, (좌)반 데 바르트 (우)로벤이 배치된 포메이션

네덜란드는 중앙과 좌우측면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공격루트를 자랑한다. 기본적인 출발은 스네이더가 위치한 중앙에서 하지만 실질적인 위력은 측면에서 나온다. 로벤은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선 주발과 반대의 위치인 오른쪽에서 주로 활약했지만 대표팀에서 대부분 왼쪽에 나선다. (물론 선발 명단에 따라 위치가 변하기도 한다. 카윗 대신 반 데 바르트가 선발로 나올 경우 로벤이 오른쪽에 반 데 바르트가 왼쪽에 배치되고, 카윗이 선발이 나올 경우 카윗이 오른쪽에 로벤이 왼쪽에 배치된다) 로벤은 위치에 따라 움직임 달라지는데, 오른쪽에선 측면 보다 중앙으로 파고들며 슈팅을 시도하고, 왼쪽에선 좀 더 측면으로 움직이며 크로스에 중점을 둔다. 최전방의 반 페르시는 카윗과 로벤이 중앙으로 이동할 경우 측면으로 움직이며 상대 수비수를 흔들고(후방으로 내려와 직접 볼을 받고 움직이기도 한다) 스네이더는 중앙에서 왼쪽으로 빠지며 공격을 전개한다. 좌우 풀백들의 공격가담 또한 적극적인데, 반 브롱코스트와 반 데 빌 모두 로벤(혹은 반 데 바르트)과 카윗이 중앙으로 파고들 때 오버래핑을 통해 측면을 공략한다. 이때 데 용은 공격가담에 나선 풀백의 빈자리를 메운다.


예상 베스트11 (4-3-3 기준)
[골키퍼]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크(아약스)
유로2008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에드윈 반 데 사르의 후계자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며, 그에 걸맞는 실력으로 오렌지 군단의 최후방을 지키고 있다. 순발력이 뛰어나며 공중볼에도 강점을 보인다. 유일한 약점은 국제대회 경험이 적다는 것뿐이다.
[수비수] 그레고리 반 데 빌(아약스)-욘 헤이팅가(에버턴)-요리스 마테이센(함부르크)-지오반니 반 브롱코스트(페예노르트)
노장과 신예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88년생 반 데 빌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오버래핑에 적극 나서며, 75년생 반 브롱코스트는 노련함을 무기로 수비지역을 커버한다. 붙박이 센터백 마테이센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헤이팅가와 ‘백전노장’ 안드레 오이에르(PSV)의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미드필더] 니젤 데 용(맨체스터 시티)-마크 반 봄멜(바이에른 뮌헨)-웨슬리 스네이더(인터밀란)
네덜란드의 중원은 결코 화려하진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한 두 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반 봄멜은 공수 밸런스를 유지시키며 스네이더는 킬 패스를 통해 공격을 이끈다. 그리고 살림꾼 데 용은 엄청난 체력과 투지로 상대의 패스와 키플레이어를 원천 봉쇄한다. 백업 자원도 풍부하다. 라파엘 반 데 바르트(레알 마드리드)와 이브라힘 아펠라이(PSV) 등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만능 미드필더가 대기 중이다.
[공격수] 아르옌 로벤(바이에른 뮌헨)-디르크 카윗(리버풀)-로빈 반 페르시(아스날)
로벤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반 페르시의 결정력 그리고 카윗의 성실함이 돋보이는 공격라인이다. 다만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한 로벤의 몸 상태가 걱정이다. 그의 출전 여부에 따라 네덜란드의 전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네덜란드, 1952년5월19일)
대표팀 감독 경력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2년 페예노르트를 이끌고 UEFA컵(현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으나, 이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를 이끌고 유럽지역예선에서 전승을 거두며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잠재웠다. 또한 뛰어난 전략과 냉철한 카리스마로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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