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1-1 멕시코] 아쉬운 무승부, 징크스는 계속됐다
[피치액션 l 안경남] 공평한 결과였다. 양 팀 모두 수차례 결정적 기회를 맞이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그것이 결국 무승부로 이어졌다. 월드컵 징크스도 계속됐다. 홈팀 남아공은 멕시코와 비기며 개최국 첫 경기 무패 징크스를 이어갔고, 멕시코는 개막전 무승 징크스에 발목을 붙잡혔다.
선발 라인업
남아공은 예상대로 수비에 중점을 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스티븐 피에나르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고 테코 모디세는 오른쪽, 시피웨 차발라라는 왼쪽에 배치됐다. 그러나 루카스 트왈라의 선발 출전은 조금 의외였다. 그동안 왼쪽 풀백에는 체포 마시렐라가 주로 기용돼 왔기 때문이다. 어쨌든 트왈라가 왼쪽 수비로 나선 가운데, 카기쇼 딕카코이와 레넬뤠 레촐로냐네가 더블 볼란치를 구축했다.
멕시코는 깜짝 카드 없이 최근 평가전에서 모습을 보인 주전 선수들이 모두 출격했다. 예상대로 스리백 시스템의 3-4-3 포메이션을 사용했는데, 중앙의 라파엘 마르케스는 다른 두 명의 센터백 보다 전진된 위치에서 경기를 펼쳤다. 좌우 측면 풀백에는 파울루 아길라르와 카를로스 살시도가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했고, 지오바니 도스 산토스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며 상대를 위협했다.
측면 vs 역습
양 팀의 전술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남아공은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쳤고 멕시코는 볼을 소유한 뒤 측면을 통해 상대를 공략했다. 전반 초반 멕시코가 경기를 지배했는데, 특히 도스 산토스와 아길라스의 우측 공격이 매우 위협적이었다. 도스 산토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트왈라를 유인했고, 아길라르가 그 공간을 파고들었다. 아길라르의 오버래핑은 두 가지 효과를 불러왔다. 1) 남아공 수비진을 흔들었고, 2) 차발라라의 발을 묵었다.(트왈라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차발라라가 협력수비를 하기 위해 내려오면서 역습으로 나서는 속도가 늦어졌다) 덕분에 남아공은 전반에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피에나르가 좌우 측면을 오가며 활로를 개척했지만 전방의 음펠라에게 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 데이라이프 / 남아공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 차발라라
그러나 멕시코의 계속된 득점실패는 경기를 점차 미궁 속으로 빠뜨렸고,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남아공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 수비에 치중하며 움츠려 있던 시모니소 가사가 오버래핑을 시도하면서 측면 공격이 강화됐다. 이날 멕시코는 왼쪽 측면에 자주 공간을 내줬는데, 살시도가 전진을 하거나 중앙으로 쏠렸을 때 벨라의 수비가담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센터백의 스피드도 느렸다. 후반 남아공의 선제골과 몇 차례 결정적인 찬스 모두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와 리카르도 오소리오의 느린 발이 문제가 됐다.
교체 투입과 변화
실점을 허용한 멕시코는 계속해서 변화를 줬다. 후반 들어 오버래핑의 횟수가 줄어든 아길라르를 빼고 안드레스 과르다도를 투입하며 중앙과 측면을 동시에 강화했고, 백전노장 쿠아테모크 블랑코와 신예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투입하며 창의력과 스피드를 더했다. 중앙에 있던 에프라인 후아레스는 아길라르가 빠진 우측 윙백으로 이동했고 과르다도와 블랑코가 중앙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그로인해 3-5-2 시스템은 3-3-2-2로 바뀌었는데, 마르케스는 수비시 기본적으로 스리백에 가담했지만, 공격시 전진하며 헤라르도 토라도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멕시코의 공격 강화되면서 남아공이 더 많은 찬스를 잡았다는 점이다. 멕시코 수비라인이 전진하며 모디세와 차발라라의 침투 공간이 더 많이 확보됐고, 남아공의 역습은 위력을 더했다. 남아공의 결정력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손쉽게 승리를 굳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아공은 그러지 못했고, 자연스레 기회는 또 다시 멕시코 쪽으로 넘어갔다.
결과적으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교체 투입이 효과를 봤다. 블랑코의 경우 움직임은 둔했지만 비교적 패스는 정확했고 과르다도는 중앙에서 빠른 발을 이용해 공격이 속도를 높였다. 시간이 흐르자 마르케스 또한 중앙으로 전진하며 공격 빈도를 높였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결국 동점골을 만들었다. 물론 남아공 수비진의 실수도 한 몫을 했다. 과르다도의 크로스 당시 남아공 수비진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걸기 위해 재빨리 전진을 시도했지만 애런 모코에나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며 공격 가담에 나선 마르케스에게 일대일 찬스를 내주고 말았다.
종합적인 평가
이날 멕시코의 전체적인 문제점은 공격 전개시 창의력 부족과 좌우 불균형이다. 도스 산토스와 아길라르의 우측은 매우 위협적이었지만, 그와 비교해 좌측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또한 지나치게 전방 스리톱의 개인능력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중원을 거치지 않고 후방에서 전방으로 볼이 직접 연결되며 상대에게 자주 볼을 빼앗겼고 이는 상대 역습으로 이어졌다.
남아공은 공수 간격을 좁게 유지하며 경기 내내 강한 압박을 시도했고, 개인 능력 보다는 팀플레이를 통해 경기를 진행했다. 특히 모디세와 가사의 우측 돌파가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들의 위치선정이 좋지 못했다.(전반에 두 차례나 프랑코에게 기회를 내줬고, 후반에 마르케스를 놓치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멕시코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지만 16강 진출을 위해선 조직력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2010/06/12 10:00
도시 산도스의 돌파는 위협적이였지만 골로 만들어 내지는 못했네요.
2010/06/12 16:02
넵,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도스 산토스는 컨디션이 좋아보였지만, 벨라의 경우 프랑코에게 결정적 찬스를 제공한 것 외에는 거의 활약을 못했습니다. 좀 더 일찍 교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역시 개최국은 묘한 힘이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