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0-1 스페인] 압박과 교체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골
[피치액션 l 안경남] ‘유럽 챔피언’ 스페인이 ‘세계 챔피언’이 됐다. 스페인은 연장 접전 끝에 네덜란드를 꺾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결승전다운 경기였다. 두 팀 모두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고 아주 작은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스페인은 좀 더 공격적이었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마지막 순간 거친 플레이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선발 라인업
두 팀 모두 선발 라인업에 변화는 없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독일과의 4강전 베스트11을 그대로 출전시켰다. 페르난도 토레스 대신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결승전 출전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네덜란드는 나이젤 데 용과 그레고리 반 데 빌이 경고누적에서 풀리며 1~11번으로 다시금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1번~11번으로 결승전 명단을 구성한 것은 네덜란드가 처음이다)
전반전 : 스페인의 주도, 네덜란드의 압박
전반전 경기 패턴 역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스페인이 'tiki-taka : 티키-타카'(짧고 빠른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진하는 공격 방식) 통해 경기를 지배했고, 네덜란드는 중앙에서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네덜란드는 초반부터 거칠게 스페인 선수들을 다뤘다. 센터서클까지 적극적으로 올라와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사비 알론소가 오랫동안 볼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견제를 했다. 포백 라인도 생각보다 높이 전진하며 미드필더와 최종수비 사이의 간격을 좁혔다. 문제는 이러한 패턴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느냐였다. 경기 초반부터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네덜란드는 라인을 끌어올리며 다비드 비야에게 여러 차례 뒷공간을 내주기도 했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했지만, 조금은 위험한 대처였다.
네덜란드의 경우 수비적으론 큰 문제가 없었다. 스페인이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네덜란드의 강한 압박과 측면 공격의 부재로 인해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이는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였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운영하다보니, 공격적으로 날카롭지 못했다. 웨슬리 스네이더는 조용했고, 아르옌 로벤의 돌파는 스페인의 협력 수비에 막혔다.(부스케프와 알론소 그리고 샤비는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호안 카프데빌라를 도와 로벤의 돌파를 견제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네덜란드는 다소 거친 태클과 몸싸움을 통해 스페인의 창의적임 움직임과 패스게임을 차단하려 노력했다. 수비라인을 끌어내리고 지키는 수비를 했던 스위스, 독일과 달리 중앙에서부터 도전적인 자세로 스페인의 흐름을 깨트리려 한 것이다. 아마도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스페인전 해법을 ‘비엘사의 아이들’ 칠레에게서 찾은 듯 했다. 하지만 그로인해 많은 선수들이 너무 일찍 경고를 받았다. 선발 출전한 선수 중 디르크 카윗과 스네이더를 제외하곤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하워드 웹 주심으로부터 노란 카드를 받았다. 어쩌면 이때부터 언제 퇴장 당할지 모를 시한폭탄을 안고 경기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후반전 : '교체카드' 승부수를 띠우다
먼저 승부수를 띠운 쪽은 스페인이었다. 계속해서 답답한 공격을 전개하던 델 보스케 감독은 후반들어 경기력이 떨어진 페드로를 빼고 헤수스 나바스를 투입했다. 당연한 교체였다.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스페인은 측면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카프데빌라가 오버래핑을 통해 측면을 공략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나바스 투입 이후 스페인은 좀 더 다양한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나바스는 패스 보다 드리블을 통한 돌파를 즐겼고, 꾸준히 크로스를 시도했다.(덕분에 샤비와 이니에스타는 중앙에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비야의 결정적 찬스도 나바스의 크로스에 의한 기회였다.
네덜란드도 카윗을 빼고 엘리에로 엘리야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고, 선제골을 기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역습상황에서 스네이더가 롱패스를 연결했고 로벤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이케르 카시야스와 일대일 상황을 연출했다.(이때 최전방의 로빈 반 페르시는 스페인 수비의 시선을 유인하기 위해 측면으로 빠졌고, 로벤이 그 공간을 파고들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카스야스의 선방에 막혔고, 네덜란드는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 로벤은 이후에도 비슷한 기회를 다시 한 번 맞이했으나 이번에는 카를레스 푸욜의 태클로 인해 제대로 된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했다.(스페인의 포백은 상당히 높은 곳까지 전진하며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늘 스페인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승리를 거뒀다)
연장전 : 헤이팅가의 퇴장, 이니에스타의 골든골
경기는 90분을 넘어 연장전을 앞두기 시작했고, 델 보스케 감독은 알론소를 빼고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띠웠다. 파브레가스는 전진된 위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샤비는 알론소가 맡았던 후방으로 내려왔다. 파브레가스의 경우 직접 슈팅을 시도하거나 공간 침투를 통한 득점을 노렸고, 샤비는 좀 더 열린 공간에서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경기를 리드할 수 있었다. 파브레가스의 투입은 곧장 효과를 봤다. 이대일 패스를 통해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크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으나 아쉽게 선방에 막혔고, 곧바로 이번에는 파브레가스가 이니에스타에게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줬으나 스네이더의 태클에 저지당했다. 비록 모두 실패했지만 스페인의 공격은 더욱 다양해졌고, 이전에 비해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수비진을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이후 반 마르바이크 감독 역시 데 용을 빼고 라파엘 반 데 바르트를 투입하며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4-1-4-1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스페인과 달리 큰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수비적으로 문제를 드러냈고, 나바스의 계속된 돌파에 지친 지오반니 반 브롱코스트는 에드손 브라프하이트와 교체됐다. 더욱 결정적인 치명타는 헤이팅가의 퇴장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계속된 네덜란드의 거친 플레이가 결국 그들의 발목을 붙잡은 셈이다. 네덜란드는 이미 교체카드 3장을 다 쓴 상태였고, 그로인해 반 봄멜이 센터백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데 용이 교체된 상황에서 반 봄멜마저 수비지역으로 내려가자 네덜란드는 수비 진영에 큰 문제를 겪었다.
결국 네덜란드는 마지막 4분을 버티지 못하고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헤이팅가를 퇴장시키는데 일조했던 이니에스타가 역습 상황에서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에게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었다. 무의미하게 전반을 보냈고 나바스, 파브레가스를 잇따라 투입한 끝에 골이란 결과물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니에스타는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지만, 세 번째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2002년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 안정환의 골을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골든골은 사라졌지만, 이니에스타의 골은 골든골과 다를 게 없었다. 이미 네덜란드 선수들의 체력은 소진된 상태였고, 시간은 겨우 4분밖에 남지 않는 상태였다. 네덜란드로선 결과적으로 로벤의 일대일 찬스 실패가 이날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셈이다.
스페인? 수비가 강한 팀!
두 팀 모두에게 참으로 힘든 결승전이었다. 상당히 많은 파울과 경고가 쏟아졌고, 기술과 전술적 대결보다는 인내와 피지컬의 싸움이 됐다. 물론 몇 번의 교체가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스페인은 나바스와 파브레가스 투입 이후 보다 많은 찬스를 잡을 수 있었다. 반면 네덜란드는 엘리야와 반 데 바르트가 투입됐지만,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했다. 그런면에 있어 네덜란드는 다소 소극적이었고, 스페인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었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월드컵 역사상 가장 뛰어난 팀이 됐다. 그들은 과거 ‘아트사커’라 불렸던 프랑스처럼 유럽 대회와 월드컵을 연속 제패했다.(물론 순서는 다르지만) 그러나 한 가지 아이러니한 사실은 스페인이 두 대회를 우승하는 동안 자신들에게 완벽한 시스템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비야와 토레스 투톱은 끝내 실패로 끝이 났고, 파브레가스 역시 두 대회 연속 교체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스페인이 우승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비에 있다. 스페인은 매우 공격적인 팀이지만 동시에 매우 수비를 잘하는 팀이기도 하다. 해외축구전문블로거 <ZonalMarking>은 “스페인은 유로2008과 2010남아공 월드컵의 토너먼트, 즉 유로는 8강 이후 월드컵은 16강 이후부터 모두 경기(총 7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이는 대단한 기록”이라며 스페인 전성시대의 원동력은 높은 볼 점유율을 통한 완벽한 수비에 있다고 분석했다.

2010/07/16 17:47
마찬가디, 헤이팅가?
2010/07/17 15:37
헤이팅가 같은선수들은 각기 발음이 다르기때문에
헤이팅하 헤이팅아 헤이팅가등 여러가지로 발음할수도잇어요 ㅋ 데종도 데용이라고도 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