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2-0 덴마크] 견고했던 수비, 자책골에 무너지다
[피치액션 l 안경남] 전반전까지만 해도 덴마크의 전술은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어이없는 자책골이 나오며 팽팽했던 흐름은 깨졌고, 결국 네덜란드의 승리로 끝이 났다. 덴마크로선 아쉬운 경기가 아닐 수 없다. 전반의 흐름이 후반 중반까지 계속됐다면 최소한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덴마크의 수비만큼이나 네덜란드의 공격 역시 창의적이고 날카로웠다. 충분히 승리할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네덜란드는 4-3-3/ 4-2-3-1 시스템을 사용했다. 아르옌 로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라파엘 반 데 바르트가 왼쪽에 배치됐고, 디르크 카윗이 오른쪽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최전방에는 로빈 반 페르시가 위치했고 그 뒤에 웨슬리 스네이더가 선발 출전했다.
덴마크는 상당히 수비적인 4-1-4-1 전술을 택했다. 모르텐 올센 감독은 네덜란드와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크리스티안 폴센으로 하여금 스네이더를 견제하도록 했고, 마르틴 요르겐센과 토마스 칼렌베르그를 중앙에 배치해 반 봄멜과 나이젤 데 용의 전진을 막았다.
덴마크는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통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최전방에 니클라스 벤트너를 제외하곤 모든 선수들이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며 네덜란드의 패스 길목을 사전에 차단했다. 미드필더에 5명의 선수가 이중을 막을 형성했고, 네덜란드 선수들이 볼을 잡으면 순식간에 2~3명이 감싸며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특히 폴센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수비시 스네이더를 따라다니며 맨마킹을 펼쳤고, 공격시에는 센터백으로 내려와 다이넬 아게르, 시몬 카예르와 스리백을 구축했다. 이때 좌우 풀백인 라르스 야콥센과 시몬 폴센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측면의 데니스 롬메달과 토마스 에네볼센을 도왔다.
네덜란드는 전방 공격수들은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스네이더의 경우 중앙에서 왼쪽으로 빠지며 공간을 만들었고, 왼쪽의 반 데 바르트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움직였다. 이때 전방의 반 페르시는 좌우 측면을 오가거나 후방으로 내려와 볼을 전개했고, 카윗은 오른쪽 풀백인 그레고리 반 데 빌이 오버래핑을 시도할 수 있도록 측면 돌파 보다는 상대 풀백을 중앙으로 유인했다.
그러나 좀처럼 덴마크는 수비는 무너지지 않았다. 네덜란드가 몇 차례 찬스를 맞이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킬만한 위협적인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국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고, 후반 역시 그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반 페르시의 크로스가 어이없는 자책골 연결되며 덴마크의 철벽 수비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떨어졌고 만회골을 넣기 위해 미드필더가 전진하며 공수 간격이 벌어졌다.
주도권을 잡은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반 데 바르트를 빼고 개인기와 스피드가 좋은 엘리에로 엘리야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수비라인이 무너진 덴마크는 엘리야의 빠른 돌파에 손쉽게 무너졌다. 공격에 비중이 높아지며 좌우 측면 미드필더가 전진했고, 그로인해 엘리야에게 많은 공간이 생겼다. 결국 스네이더의 전진패스가 엘리야게 연결되며 결정적인 찬스가 생겼고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쇄도하던 카윗이 밀어 넣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