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2-0 스토크] 달글리시의 스리백, 수아레스의 데뷔골
[피치액션 l 런던(영국) 안경남] 페르난도 토레스를 떠나 보낸 리버풀이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라울 메이렐레스는 선제골을 터트렸고 리버풀의 새로운 NO.7 루이스 수아레스는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안필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선발 라인업 l 달글리시의 스리백
케니 달글리시 감독은 수아레스를 벤치에 앉혀 둔 채 디르크 카윗를 원톱에 기용했다. 놀라운 사실은 포백 아닌 스리백을 가동했다는 점이다. 키르기아코스, 스크르텔, 아게르가 최종 수비라인을 형성했고 좌우 윙백에는 마틴 켈리와 글렌 존슨이 배치됐다. 또한 메이렐레스와 스티븐 제라드가 다소 전진배치되며 3-4-2-1의 형태를 띠었다.
토니 풀리스 감독은 아스톤 빌라에서 임대 영입한 욘 카레브를 전방에 배치한 4-5-1 시스템을 사용했다. 저메인 페넌트와 조나단 왈터스가 좌우 측면에 배치된 가운데, 매튜 에더링턴과 로리 델랍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전술 포인트① l 왜 스리백인가?
리버풀이 올 시즌 처음 스리백을 가동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현지 언론들은 리버풀이 스토크의 높이 축구를 제어하기 위해 세 명의 센터백을 기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EPL 감독들은 '스로인의 달인' 델랍을 보유한 스토크의 세트피스에 대비해 변화를 주곤 했다.(스토크의 다음 상대였던 선더랜드도 리버풀처럼 스리백을 가동했다) 즉, 스토크를 상대로한 수비라인 변화는 1회용에 가깝다는 얘기다.(그러나 리버풀은 놀랍게도 첼시전에서 또 다시 스리백을 가동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리버풀에게 스토크의 높이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델랍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며 스로인에 의한 위협을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리킥과 코너킥도 마찬가지다. 굳이 스리백이 아니더라도 스토크의 높이 축구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술 포인트② l 리버풀의 대처
이유야 어찌됐든 간에 리버풀이 스리백을 사용함에 따라 두 팀의 경기는 전술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흘러갔다. 스토크는 4-5-1의 원톱을 가동했는데 이처럼 상대가 원톱을 사용할 경우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은 수비라인에서 1 vs 3의 상황이 발생한다. 즉, 1명의 공격수를 상대로 너무 많은 수비수가 존재하는 셈이다. 보통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센터백 중 1~2명이 전진하며 공격에 가담해야 하는데, 리버풀에서는 아게르가 미드필더 지역까지 자주 올라갔다.(후반에 아게르가 만든 프리킥은 메이렐레스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리버풀이 스리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방의 수적 열세를 비교적 잘 극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미드필더와 좌우 윙백이 자신들의 역할을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리버풀의 4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효과적인 움직임을 통해 경기를 지배했다. 제라드와 메이렐레스는 다소 전진하며 스토크의 디아오와 윌슨을 압박했고, 파비우 아우렐리우와 루카스는 공격시 적극적으로 올라왔다. 그로인해 스토크의 공격형 미드필더 화이트헤드는 자주 후방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전술 포인트③ l 윙백 vs 풀백
윙백과 풀백의 대결도 흥미로웠다. 리버풀의 존슨과 켈리는 사실상 처음 맡은 윙백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특히 스토크의 측면 미드필더를 꽁꽁 묶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수비시에는 후방으로 내려왔고 공격시에는 적극적으로 올라가 스토크 측면 미드필더(페넌트와 왈터스)를 끌어내렸다. 그로인해 스토크는 수비시 측면에 너무 많은 선수가 존재했다.
전술 포인트④ l 전방의 고립
양 팀 모두 전술적으로 수비적인 움직임은 좋았지만 전방에 한 명의 공격수를 배치함에 따라 원톱이 자주 고립되는 현상을 겪었다. 카윗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센터백을 자주 괴롭히는 등 좋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후방에서 연결되는 패스의 숫자가 제한적이었다. 그로인해 리버풀은 전반 36분이 돼서야 비로소 첫 유효슈팅을 기록할 수 있었다.(존슨의 헤딩)
스토크도 비슷한 현상을 겪었다. 카레브가 리버풀 센터백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측면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페넌트와 왈터스는 리버풀 윙백을 쫓기에 바빴고 그나마 볼을 소유할 시간이 많았던 좌우 풀백도 소극적인 플레이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후반전 l 메이렐레스의 선제골
골 침묵이 깨진 건 후반 47분이었다. 제라드의 프리킥이 흘러나오자 메이렐레스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달글리시는 아우렐리우를 빼고 수아레스를 투입했다. 제라드가 후방으로 내려왔고 수아레스와 카윗이 투톱을 형성하며 3-4-1-2로 변화를 줬다.
스토크도 선수교체를 통해 4-5-1에서 4-3-3으로 시스템를 바꿨다. 가운데 카레브를 중심으로 좌우에 리카르도 풀러와 페넌트가 배치됐다. 풀리스 감독이 원톱에서 스리톱으로 바꾼 리버풀의 스리백 때문이다. 전방의 세 명의 공격수가 배치될 경우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은 좌우 윙백을 내릴 수밖에 없다. 세 명의 센터백과 세 명의 공격수가 맞붙는 3 vs 3의 대결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자칫 3명의 센터백이 벌어지며 후방으로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풀리스 감독의 변화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좌우 윙포워드가 공격적으로 전진하며 리버풀 윙백을 끌어내려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수비라인이 일시적으로 전진하며 수아레스에게 쇄기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