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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라인업 l 맨유 vs 선더랜드

[피치액션 l 런던(영국) 안경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백작'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멀티골에 힘입어 선더랜드에 2-0 완승을 거뒀다. 스코어 뿐만 아니라 내용까지도 맨유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올 시즌 첼시, 맨시티를 잡으며 강팀 킬러로서 명성을 떨치던 선더랜드는 주축 선수들의 부재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선발 라인업 l 긱스 선발, 나니 제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 아스날전과 비교해 두 명의 변화를 줬다. 나니가 빠졌고 라이언 긱스가 박지성과 함께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나니는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전방에는 베르바토프가 루니와 호흡을 맞췄다. 홈경기인데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만큼, 올 시즌 주력 전술인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에겐 가혹한 친정 나들이였다. 수비라인이 붕괴되다시피 했고 최전방과 중원의 공백도 적지 않았다. 그로인해 네둠 오누아가 센터백으로 보직을 변경했고 알 무함마디가 오른쭉 풀백으로 나섰다. 그리고 키어런 리차드슨과 대니 웰백(임대 계약상 맨유전 출전 불가능)을 대신해 스티드 말브랑크와 부데베인 젠덴이 선발 출전했다.

일단 맨유의 경우 나니가 빠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틀에 있어 큰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긱스의 노련함과 베르바토프의 우아함이 더해져 보다 다양한 공격이 전개됐다.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이날 긱스와 박지성은 측면 미드필더임에도 상당히 중앙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선더랜드의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이는 이날 맨유 공격 전술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

반면 선더랜드는 앞서 언급했듯이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지며 베스트11 구성에 애를 먹었다. 특히 수비라인에 많은 변화가 발생했고 이는 선더랜드가 고전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공격과 달리 수비는 선수들간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누아의 센터백 기용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으나(안톤 퍼디난드와 자주 동선이 겹치는 모습을 보였다) 알 무함마디의 풀백 기용은 재앙에 가까웠다.

맨유 전술 포인트 l 박지성과 긱스
사실 새로운 전술은 아니다. 박지성은 수비형 윙어의 대명사인 동시에 센트럴 팍이란 별명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5년간 박지성을 전문적인 측면 윙어로 활용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측면에 머물며 수비 가담에 나섰지만 공격 시에는 마치 최전방 공격수 혹은 처진 공격수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박지성의 장기 중 하나인 공간 침투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함이다.

긱스 또한 마찬가지다. 전성기 시절 터치라인의 제왕이라 불리며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측면을 휘저었지만, 30대에 접어든 이후에는 중앙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시야는 더욱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과 긱스를 동시에 출격시키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두 선수 모두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선보였고 이때 루니와 베르바토프는 좌우로 벌리며 상대 센터백을 유인했다. 이는 선더랜드 수비라인을 상당히 혼란케 만들었다.(앞서 언급했듯이 이날 선더랜드의 수비라인은 사실상 임시방편에 가까웠다. 때문에 경기 초반 맨유 공격진의 움직임에 여러 차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르바토프의 선제골이 일찍 터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더랜드 수비수들 간에 호흡이 맞지 않았고, 맨유는 그 틈을 적절히 공략하며 이른 시간 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베르바토프와 안데르손의 슈팅이 골대를 맞은 것도 경기 초반이다) 선더랜드는 박지성과 긱스의 중앙 침투, 그리고 베르바토프와 루니의 좌우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득점 장면 l 무함마디의 전진
베르바토프의 선제골 장면을 다시 되짚어보자. 1) 선더랜드의 공격이 리오 퍼디난드에 의해 차단됐고 2) 안데르손이 재빨리 전방으로 볼을 연결했다 3) 볼을 받은 긱스는 중앙으로 파고들며 선더랜드 수비수들의 시선을 빼앗았고 4) 루니가 노마크 찬스에 놓인 베르바토프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연결했다. 5) 그리고 베르바토프는 우아한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맨유의 빠른 역습이 빛난 부분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더랜드의 실수가 그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 선더랜드는 역습 상황에서 재차 역습을 당하며 중앙 미드필더들이 1차 저지선 역할을 하지 못했다. 2) 이 과정에서 오른쪽 풀백 알 무함마디가 너무 높이 전진하며 포백의 균열이 무너졌고 3) 결국 베르바토프에게 노마크 찬스를 허용했다.


전반 10분 선더랜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전방에서 볼을 빼앗겼고(선제골 장면에서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헨더슨과 알 무함마디가 지나치게 높이 전진한 것이 문제였다) 이를 안데르손이 빠른 패스를 통해 전방의 베르바토프에게 연결했다. 이때 알 무함마디는 또 다시 높은 위치에 전진한 상태였고 베르바토프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브루스 감독은 그제서야 알 무함마디의 오버래핑을 자제시켰다)

선더랜드 4-5-1 전환 이후


선더랜드의 변화 l 4-5-1
계속해서 맨유의 공세가 이어지자 브루스 감독은 전반 중반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대런 벤트를 좌측면으로 내리고 말브랑크를 중앙으로 이동시키며 4-4-2(혹은 4-4-1-1)에서 4-5-1 시스템으로 전환했다.(공격시에는 벤트가 전진하며 다시금 4-4-1-1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 박지성과 긱스의 중앙 침투를 막고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브루스 감독의 선택은 선더랜드에 안정감을 가져왔다. 그러나 문제는 그로인해 공격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쨌든 브루스 감독은 후반에도 계속해서 똑같은 전형을 유지했고 맨유는 선제골 이후 득점을 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후반 57분 베르바토프의 추가골이 터지며 승부는 사실상 맨유 쪽으로 기울었다. 안데르손의 패스를 받은 베르바토프가 박스 우측에서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안톤 퍼디난드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선더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소 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그전에 안데르손을 자유롭게 놔준 선더랜드의 느슨한 압박이 아쉬웠다.

갈무리 l 안데르손의 부활, 떠나는 박지성
맨유의 무패행진은 크리스마스 박싱데이에도 계속됐다. 루니의 침묵은 계속됐지만 베르바토프의 득점포가 터지며 값진 승리를 얻었고 한 때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안데르손은 최근 물오른 기량을 뽐내며 폴 스콜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이날 베르바토프의 두 골 모두 그 시발점은 안데르손의 패스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끝으로 아시안 컵 출전을 위해 맨유를 떠나는 박지성의 공백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선더랜드는 확실히 주전 선수들의 부재가 아쉬웠다. 웰백이 빠진 전방은 파괴력이 떨어졌고, 리차드슨과 리 캐터몰의 공백으로 인해 중원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선더랜드가 베스트11을 가동할 수 있었다면 좀 더 재미있는 경기가 진행됐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였다. 존 멘사, 마이클 터너 등 기존 센터백들이 빠지며 수비라인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향후 선더랜드의 유로파리그 진출을 위해선 브루스 감독이 반드시 극복해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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