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챔피언결정 2차전 l 선발 라인업

[피치액션 l 런던(영국) 안경남]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밖에 없고 이 또한 경기 중에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십' 챔피언결정 2차전은 심판의 오심이 전부가 된 경기였다. 물론 FC서울의 우승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챔피언으로서 자격이 충분했고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제주 유나이티드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다만, 심판 판정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선발 라인업 l 작은 변화, 깜짝 카드는 없었다
양 팀 모두 1차전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서울은 1차전 후반에 가동했던 정조국, 데얀 투톱의 4-4-2 시스템을 사용했다. 제주 원정에서 동점골을 터트린 김치우가 선발 출전했고 아디와 김진규가 최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넬로 빙가다 감독은 1차전 후반 멤버를 구대로 투입시켰는데, 아무래도 0-2로 뒤져있던 스코어를 2-2로 만든 멤버 구성에 더 큰 믿음을 가진 듯하다)

반면, 제주는 4-2-3-1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고 1차전과 비교해 세 명의 선수가 바뀌었는데, 네코 대신 김영신이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고 오승범이 부상 중인 구자철의 공백을 메웠다. 그리고 포백에서는 강민혁이 빠지고 강준우가 홍정호의 파트너로 출격했다.

서울의 압박 l 원톱과 투톱의 차이
경기 초반부터 홈팀 서울이 경기를 주도했는데, 이는 압박에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서울은 최전방 투톱(정조국과 데얀)이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하며 제주가 쉽게 볼을 처리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실 제주를 상대로 이 같은 압박은 조금 위험한 방법일 수도 있다. 1차전에서 확인했듯이 수비라인이 전진된 상태에서 산토스와 배기종 같이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에게 뒷 공간을 쉽게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날 제주는 측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구자철의 공백 때문인지) 중원에서의 패스 전개 또한 원활하지 못했다. 제주는 5 vs 4로 미드필더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갖고 있었지만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원톱 김은중의 경우 활동량이 풍부하지 못하다(그런 점에서 이동국과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압박의 강도가 약했고 산토스 역시 전방과 측면에 주로 머물며 미드필더 싸움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서울은 투톱의 전형적인 4-4-2 시스템을 사용했고(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리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제주는 산토스를 김은중 뒤에 배치한 4-2-3-1을 가동했다.(점유율 보다는 선수비 후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다)


골키퍼의 실수 l 김용대의 킥 미스
그러나 선제골은 제주가 먼저 터트렸다. 김용대 골키퍼가 잘못 걷어낸 볼을 배기종이 낚아챘고, 이를 산토스가 왼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김용대의 킥 미스인 듯하지만,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배기종의 압박이 서울의 실수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선제골 당시 배기종은 현영민이 볼을 잡자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고, 그로인해 현영민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즉, 배기종의 압박이 산토스의 선제골을 만든 셈이다(문제는 제주가 이러한 압박을 계속해서 구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심판의 오심 l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되다
기쁨도 잠시, 제주의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실수였다. 차이가 있다면 선수가 아닌 심판의 실수였다. 2분 뒤 정조국이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졌고 심판은 파울을 선언하며 서울에게 페널티 킥을 선물했다.(모두가 리플레이를 통해 확인했듯이, 오히려 파울을 저지른 쪽은 정조국이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크게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이미 경기 초반 데얀의 오프사이드 판정(이것도 명백한 선심의 오심이었다)부터 심판의 실수가 너무도 많은 경기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양 팀 모두 한 번씩 심판 판정의 이득을 보긴 했지만 그것이 양 팀의 경기력에 너무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더 큰 타격을 입은 쪽은 제주였다.

아디의 결승 헤딩골 장면이다. 너무 오랜 만에 코너킥을 맞이한 탓일까? 코너킥 당시 제주(노란색) 선수들이 한 쪽으로 지나치게 쏠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골키퍼의 실수 l
김호준의 키핑 미스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결승골도 실수로부터 나왔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후반 중반, 제주의 김호준 골키퍼가 수비수의 백패스를 키핑하지 못하며 코너킥을 내줬고, 이것이 아디의 결승 헤딩골로 연결됐다. 앞선 실수들이 그랬듯이 김호준의 키핑 미스 또한 치명적인 실수였다(서울 김용대 골키퍼의 실수가 교훈이 되지 못한 것일까) 김호준은 너무도 중요한 경기에서 너무도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물론 골키퍼의 실수만을 탓할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실점은 코너킥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제주는 코너킥 당시 서울 선수들을 완벽하게 놓쳤다. 수비수들이 한쪽으로 쏠렸고 그로인해 후방에서 침투하는 아디를 막지 못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것이 서울의 후반전 첫 코너킥이었다는 점이다. 아디의 골은 72분에 터졌다. 즉, 제주는 하프타임을 포함해 꽤 오랜 시간 코너킥 방어를 하지 않은 셈이다. 결국 골키퍼의 실수로 인해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너킥이 실점을 불렀다.

서울의 우승 l 빙가다의 코리안 드림
비록 오심과 실수 속에 2010년 K-리그 챔피언이 결정됐지만, 챔피언 결정전을 포함해 올 시즌 서울이 보여준 경기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데얀, 제파로프, 아디 등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제주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박경훈 감독은 만년 하위팀 제주를 한 시즌 만에 강팀으로 바꿔 놓았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만약 구자철과 홍정호의 아시안 게임 차출되지 않고(물론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은중 외에 확실한 원톱맨이 존재했다면 제주에겐 좀 더 환상적인 시즌이 됐을 지도 모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