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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액션 l 안경남] 한 골 밖에 터지지 않았지만 경기는 매우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물론 경기의 흐름은 매우 팽팽했다. 스페인이 경기를 주도했지만, 두 팀 모두 공격을 전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첫 교체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고, 기다리던 득점이 나왔다. 교체가 승패를 가린 셈이다.

선발 라인업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칠레전과 똑같은 4-2-3-1 시스템을 사용했다. 다비드 비야가 왼쪽 측면 깊숙이 배치됐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기본적으로 오른쪽에 위치했지만, 주로 중앙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사비 알론소는 삼각형 미드필더 중 링커맨 역할을 맡았고, 페르난도 토레스는 최전방에 배치됐다.

카를로스 퀘이로스 감독은 4-3-3 시스템을 사용했다. 최전방에 우고 알메이다를 축으로 좌우 측면에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시망 사브로사를 배치했다. 페드로 멘데스 대신 페페가 홀딩 역할을 맡았고, 히카르두 코스타는 브라질전에 이어 또 다시 미켈과 파울로 페헤이라를 제치고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4 vs 3, 이니에스타 시프트
예상했던 대로 경기는 스페인이 주도했다. 스페인은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했고, 포르투갈은 수비에 중점을 두며 역습을 철저히 역습을 노렸다. 경기 초반 비야와 토레스가 측면에서 잇따라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포르투갈이 수비라인을 두텁게 유지하며 스페인의 공세를 적절히 차단했다.

이날 스페인은 의도적으로 중앙에 많은 숫자의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니에스타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기존의 샤비-알론스-부스케츠와 함께 4명의 미드필더가 유지됐고, 그로인해 스페인은 보다 쉽게 패스를 전개할 수 있었다.(포르투갈은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가 배치됐다. 측면의 시망과 호날두는 중원 싸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페인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킬 패스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유는 포르투갈이 지속적으로 스페인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을 견제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페페-라울 메이렐리스-티아구는 가장 먼저 스페인 공격의 시발점인 샤비를 압박했고, 이어 이니에스타와 알론소가 볼을 잡으면 어김없이 압박을 가했다.

이때, 부스케츠는 포르투갈의 견제를 거의 받지 않았다.(이날 부스케츠는 총 106개의 패스를 시도했고 그중 98개를 성공했다. 샤비 보다 많은 수치다) 하지만, 부스케츠는 공격적으로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했다. 전방으로 연결되는 전진패스 보다는 주로 다른 3명(샤비, 이니에스타, 알론소)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했다. 홀딩 역할을 맡다보니, 적극적인 공격전개를 펼치지 못했다.(부스케츠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른쪽의 세르히모 라모스에게 볼을 자주 연결했지만, 라모스의 크로스는 대부분 포르투갈 센터백에게 막혔다)

측면 공격이 부족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공격 전개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던 또 다른 이유는, 측면에서의 공격 전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경우, 비야와 이니에스타는 전형적인 측면 플레이어가 아니다. 또한 비야의 경우 기본적으로 측면에 위치했지만, 크로스 보다는 돌파나 슈팅을 주로 시도했다. 그리고 이니에스타도 측면 보다는 중앙으로 움직이며 사실상 오른쪽 측면 공격은 라모스 혼자서 진행했다.

포르투갈도 측면을 활용한 역습 전개가 부족했다. 이는 중앙에서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티아구와 메이렐리스 모두 스페인 미드필더를 견제하기 위해 수비적으로 움직였다. 전반에 티아구가 중거리 슛과 헤딩 등 몇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잡기도 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두 선수가 공격적으로 나왔던 유일한 경기는 북한전이었다. 그리고 포르투갈은 북한전에서만 골을 터트렸다)

ⓒ 데이라이프 / '득점기계' 다비드 비야, 스페인의 8강행을 이끌다!

요렌테 IN-알메이다 OUT

후반전 초반 흐름은 전반과 비슷했다. 스페인이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포르투갈이 결정적인 기회를 더 많이 만들었다. 특히 알메이다의 크로스가 카를레스 푸욜에 맞고 굴절된 상황은 상당히 아쉬웠다.

그러나 팽팽했던 흐름은 후반 58분, 두 팀이 동시에 교체를 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스페인은 토레스를 빼고 장신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했고, 포르투갈은 알메이다 대신 측면 공격수인 다니를 투입하며 호날두를 최전방 공격수로 이동시켰다.(퀘이로스 감독이 알메이다를 뺀 이유는 전술적인 문제보다는 체력적인 문제 때문이다. 알메이다는 북한전에서도 60분을 소화한 뒤 교체된 바 있다)

어쨌든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팽팽했던 균형은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요렌테는 투입되자마자 라모스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아쉽게도 에두아르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요렌테는 토레스 보다 훨씬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수비수를 끌어들이는 역할도 훌륭했다. 선제골 당시, 포르투갈의 수비를 자신에게 유인하며 비야에게 단독찬스를 만들어줬다.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주심은 골을 인정했고 스페인은 굳게 닫혀있던 포르투갈의 골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비야의 침투도 좋았지만, 포르투갈의 수비가 아쉬웠다. 코엔트랑이 중앙으로 이동한 사이 시망이 커버 플레이를 펼쳐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한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반면 포르투갈은 알메이다가 빠져나간 이후 전방에서 볼을 제대로 소유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역습에 도움은 됐지만, 원톱으로 역할은 어울리지 않았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 “토레스가 잉글랜드의 헤스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방에서 희생적인 플레이를 통해 비야의 득점을 돕고 있다는 얘기다. 확실히 델 보스케 감독은 스위스전 패배 이후 4-2-3-1로 시스템을 변화시키며 토레스를 전방에, 비야를 측면에 배치하고 있다. 토레스가 전방에 자주 고립되고 있지만, 비야는 측면으로 이동하며 더 많은 골을 넣고 있다. 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요렌테가 원톱으로서 더 적합하다는 점이다. 포르투갈전에서 교체 투입된 요렌테는 확실히 토레스보다 효율적이고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델 보스케 감독의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진 셈이다.

소심한 퀘이로스
실점 이후 포르투갈은 선수 교체를 통해 변화를 줬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보통 뒤지고 있는 상황에선 미드필더나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며 다소 모험적인 선택을 한다. 그러나 퀘이로스 감독은 그러지 못했다. 페페 대신 멘테스를(홀딩 미드필더를 빼고 홀딩 미드필더를 투입), 시망 대신 리에드손(공격수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을 투입했다. 때문에 전방의 호날두는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며 자주 고립됐다.

이날 퀘이로스의 선택은, 과거 유로2004 당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과는 확실히 비교된다. 해외축구전문블로거<ZonalMarking>은 “유로2004 당시 포르투갈은 8강에서 잉글랜드에게 0-1로 뒤지고 있었다. 그때 스콜라리는 코스티냐 대신 시망을(홀딩 미드필더를 빼고 측면 미드필더를), 루이스 피구 대신 헬더 포스티가(측면 미드필더를 빼고 전방 공격수를), 미켈 대신 루이 코스타를(수비수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투입하며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었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며 퀘이로스는 스콜라리처럼 승부수를 띠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ZonalMarking>은 이어 “당시 미드필더였던 데코는 후반 남은 시간과 연장전을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고, 포르투갈은 포메이션은 4-1-1-4였다. 골을 넣기 위해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퀘이로스의 포르투갈은 지나치게 안정적인 경리를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1-0으로 지나, 3-0으로 지나, 패하는 건 똑같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또한 전통적으로 원톱 공격수가 늘 부족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리에드손을 귀화시킨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리에드손은 북한전에서 한골을 터트렸을 뿐, 강팀과의 경기에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한 부상을 당한 나니 대신 중앙 미드필더인 루벤 아모림을 선택한 퀘이로스의 선택도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티아구, 메이렐리스, 벨로수, 페페, 멘데스 등 풍부한 중원 자원이 있음에도 퀘이로스는 그들과 비슷한 아모림을 추가적으로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결과적으로 나니가 빠져나간 포르투갈은 공격진은 다양함을 잃었고, 4경기 중 3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결론
스페인은 매번 경기를 지배하고 있지만,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파라과이가 공격은 약하지만 수비적으로 뛰어난 팀임을 감안할 때, 좀 더 다양한 공격옵션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요렌테의 투입은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줄 중요한 카드가 될 전망이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상당히 뛰어난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다.(4경기 1실점) 그러나 공격은 아니었다. 데코가 부상을 당하며 중원에서 창의력이 부족했고,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도 높았다. 호날두는 분명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아직도 호날두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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