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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액션 l 안경남] 2010년판 신의 손 사건이 발생했다. 주인공 바로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다. 연장후반 종료직전, 수아레스는 골라인 바로 앞에서 상대 헤딩슛을 손으로 쳐냈다. 심판은 그에게 퇴장을 명령했고 동시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가나의 승리가 확실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우루과이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대회에서 페넬티킥으로만 두 골을 넣었던 아사모아 기안은 골대를 맞췄고, 이어진 연장에서는 우루과이가 페르난도 무슬레라의 신들링 선방쇼에 힘입어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선발 라인업
우루과이는 부상을 당한 알바로 페레이라 대신 알바로 페르난데스가 출전한 것을 제외하곤 선발 명단에 큰 변화는 없었다. 가나는 두 가지 포지션에 변화가 있었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조나단 멘사 대신 이삭 보르샤가 존 멘사와 호흡을 맞췄고, 안드레 에이유의 공백은 설리 문타리가 메웠다.

우루과이는 이전 경기와 달리 4-4-2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수아레스와 전방에 섰던 에디슨 카바니가 왼쪽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고, 페르난데스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격했다.(주로 오른쪽에서 활약한 카바니는 왼쪽에서 다소 불안해보였고, 페르난데스는 경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디에고 페레스와 에지디오 아레발로는 포백 바로 앞에서 더블 볼란치를 형성했다.

가나는 평소보다 수비적으로 전술을 운영했다. 좌우 풀백 모두 공격가담을 자제했고,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문타리는 측면 보다 중앙에서 플레이를 펼쳤다.(본래 중앙 미드필더이기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이기도 했다) 최전방에는 아사모아 기안이 원톱 역할을 맡았고, 문타리가 중앙으로 자주 움직임에 따라 콰도 아사모아 평소 보다 좀 전진된 위치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문타리의 대포알 슈팅
이날 디에고 포를란은 (수아레스와 카바니 밑에 위치한)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수아레스와 함께 투톱의)전방 공격수로 위치를 바꿨다. 우루과이가 4-3-1-2에서 4-4-2로 포메이션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할에 큰 변화는 없었다. 전방 공격수로 나섰지만, 수아레스 보다 처진 위치로 자주 내려와 공격을 펼쳤다. 오히려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카바니가 자주 전방으로 올라갔고, 포를란은 4-3-1-2 시스템을 사용할 때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포를란이 후방으로 자주 내려온 이유는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카바니와 페르난데스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을 주도한 것은 우루과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가나가 더 많은 찬스를 잡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위치변화였다. 가나는 아사모아와 케빈 프린스 보아텡의 위치를 바꿨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아사모아를 다소 수비적인 위치로 내렸고, 보아텡을 전진 배치시켰다. 보아텡의 공격능력이 살아나자 가나는 중원에서 우루과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보아텡과 아사모아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자 페레스와 아레발로의 발이 묶였고, 그로인해 후방에 있던 아소니 아난이 좀 더 쉽게 볼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득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보아텡과 아사모아처럼 측면에 있던 사무엘 인쿰과 문타리도 자리를 바꿨다. 둘의 위치 변화는 경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전반 종료직전 문타리의 초장거리 슈팅이 우루과이의 골망을 흔들며 대성공을 거뒀다.

후반전, 우루과이의 변화
오스카 타바레즈 감독은 하프타임을 이용해 팀에 변화를 줬다. 전반 내내 단 3개의 패스를 성공한 페르난데스를 빼고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은 니콜라스 로데이로를 투입했다. 로데이로는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고, 카바니는 본래 자신의 자리인 오른쪽으로 돌아왔다.(한 명을 교체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포지션이 살아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우루과이의 공격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좌우 측면의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포를란의 슈팅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결국 프리킥 찬스에서 포를란의 골이 터지며 경기는 1-1 균형을 이뤘다. 이후 경기는 다소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미드필더 지역에 많은 공간이 생겼지만,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뒀다.

양 팀은 교체를 통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려 노력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가나는 스테판 아피아를 투입하며 보아텡을 측면으로 이동시켰지만 오히려 보아텡의 활동범위가 감소되며 공격력 약화로 이어졌고, 우루과이 역시 카바니를 빼고 장신의 세바스티안 아브레우를 투입했지만, 그로인해 수아레스와 포를란의 공격가담이 제한을 받았다.

결국 경기는 연장후반의 끝을 향해 달려갔고, 마지막 순간 가나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수아레스가 고의적인 핸드볼 파울을 저지르며 퇴장과 함께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기안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우루과이는 기사회생했고,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가 가나에 승리를 거뒀다. 수아레스의 ‘신의 손’이 조국 우루과이를 4강에 올려놓은 셈이다. 가나 팬들의 입장에선 수아레스의 행동이 비겁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축구다.

가나의 불운, 우루과이의 행운
승부차기에 의해 승패가 갈렸지만, 어느 팀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경기였다. 가나는 1명의 공격수와 5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했고, 우루과이는 2명의 공격수와 4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했다. 때문에 가나가 중원 싸움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많은 찬스를 찾았다. 그러나 문제는 1명의 공격수였다. 찬스는 많았지만, 마침표를 찍어줄 공격수가 부족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나는 매우 훌륭한 실력을 선보였다. 아프리카 팀들의 부진 속에 홀로 8강까지 올랐다. 그러나 저조한 골 결정력은 아쉬웠다. 그러나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주장 에시엔의 부재 속에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로 팀을 새롭게 꾸리며 상당히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했다.

반면, 우루과이는 무려 40년 만에 4강 무대에 올랐다. 남미예선에서 5위를 기록하며 코스타리카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간신히 남아공 티켓을 확보한 우루과이가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넘지 못한 4강의 벽을 넘어섰다. 월드컵 이전의 우루과이 실력을 감안하면 다소 놀라운 결과라 할 수 있다. 가나를 상대로 4-4-2를 선보였던 우루과이는 다소 불안해 보였다. 포를란의 경우, 본래 최전방 공격수지만 대표팀에선 4-3-1-2의 처진 공격수(혹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네덜란드전에서는 다시금 4-3-1-2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문제는 수아레스의 결장이다. 타바레즈 감독이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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