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2-1 한국] 태극전사의 눈물, 이죽일놈의 실책
[피치액션 l 안경남] 아쉬운 승부였다. 그러나 우루과이가 승리를 거둘만한 경기였다. 냉정히 말해 우루과이가 한국 보다 더 노련했고 찬스에 훨씬 강했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전에서 이어 또 다시 어이없는 수비실수를 저지르며 선제골을 허용했고, 이후 가까스로 동점골을 성공시켰지만 한동안 움츠렸다 다시 공격적으로 나온 우루과이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겉으로 보기에 경기를 지배한건 한국이었지만, 진짜 경기를 지배한건 우루과이였다.
선발 라인업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멕시코전과 똑같은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선수 구성도 마우리시오 빅토리노 대신 디에고 고딘이 선발 출전한 것을 제외하곤 큰 변화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4-3-3 시스템으로 운영됐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포메이션이 유기적으로 변했다. 왼쪽의 알바로 페레이라가 전진할 경우 4-2-4의 형태를 띠었고, 오른쪽의 막시 페레이라가 올라갈 경우 3-4-3의 형태의 띠기도 했다. 그만큼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은 변함없이 4-2-3-1 시스템을 사용했다. 염기훈 대신 김재성이 선발 출전했고, 좌우 측면에 박지성과 이청용이 배치됐다.(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재성은 다소 전진된 위치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늘 논란의 대상이 됐던 오른쪽 풀백은 나이지리아전에 이어 차두리가 또 다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 죽일놈의 수비실수
경기 초반 한국이 기선을 제압했다. 박주영의 프리킥이 우루과이의 골대를 강타한 것. 한국에겐 두고두고 아쉬운 찬스였다. 경기의 흐름은 비교적 팽팽했다. 그러나 불과 4분 뒤, 디에고 포를란의 낮은 크로스가 한국의 수비벽 뒤로 흐렸고, 이를 정성룡 골키퍼가 놓치자 뒤에 있던 루이스 수아레스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완벽한 수비실수였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며 선제골을 내준 바 있다. 당시에도 오른쪽에서 너무 쉽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를 놓쳤다. 그리고 이번에도 왼쪽에서 너무 쉽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박스 안에서 수아레스를 놓쳤다. 방향만 다를 뿐, 똑같은 실수였다.
이후 한국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루과이의 압박에 밀리며 좀처럼 공격지역으로 전진을 하지 못했고 수비라인이 뭉치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중원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한국의 공격은 대부분 롱패스에 의존한 단순한 패턴으로 진행됐다. 그러던 중 수비수 이정수의 볼 터치 실수로 수아레스에게 한 골을 더 내줄 뻔 했으나, 다행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데이라이프 / 아쉬운 석패, 골은 넣을 수 있을 때 넣어야 한다!
우루과이의 템포조절, 한국의 전진
한국이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은 전반 30분부터다. 전방에 고립됐던 박주영이 후방으로 내려오며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했고, 중원에서 패스 성공률이 늘어나며 서서히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는 우루과이가 전반 초반과 달리 수비라인을 깊숙이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전방에 위치한 공격수들과의 간격이 벌어졌고, 한국이 비교적 손쉽게 미드필더 지역에서 패스를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흐름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한국이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원을 장악했고, 우루과이는 전방에 수아레스와 포를란을 제외하곤 모두 수비에 가담했다.
허정무 감독은 우루과이의 두터운 수비벽을 무너트리기 위해 3가지 변화를 줬다. 1) 좌우 풀백인 이영표과 차두리를 전진시켰다. 특히 차두리는 상대 진영 깊숙이 오버래핑을 시도했고, 몇 차례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우루과이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2) 우루과이의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지역으로 내려가자, 기성용을 전진 배치했다. 전반에 김정우와 함께 더블 볼란치를 형성했던 기성용은 후반에 훨씬 공격적인 위치로 올라갔다. 3) 박지성을 중앙으로 이동시켰다. 당초 막시 페레이라를 견제하기 위해 박지성을 왼쪽에 배치했으나, 우루과이가 수비적으로 나서고, 이영표가 전진하며 박지성이 굳이 왼쪽에 머물 필요가 없었다.
* 이청용의 동점골 장면이다. 우루과이 수비수가 이정수에게 쏠리며 이청용이 찬스가 생겼다. 한국의 세트피스에 대한 우루과이의 지나친 분석이 이정수에 대한 집중 수비로 이어졌고, 운 좋게 볼이 이청용에게 흐르며 골이 터졌다.
어쨌든 이와 같은 변화는 이청용의 동점골이 터지며 적중했다. 물론 이번에도 골을 만든 건 한국의 필살기인 세트피스였다. 다만, 파울을 얻어낸 건 이영표가 아닌 박지성이었고, 골을 넣은 건 이정수가 아닌 이청용이었다. 그 사이에 프리킥을 연결한 기성용만 같았을 뿐이다. 동점에 성공한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이동국이 투입되며 제공권을 더욱 강화했고, 비록 아쉽게 무산됐지만 박지성의 환상적인 전진패스가 이청용에게 전달되며 일대일 찬스를 맞기도 했다.(상당히 아쉬운 기회였다. 무슬레라 골키퍼의 선방도 좋았지만, 좀 더 침착하게 볼을 처리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수아레스의 쐐기골
동점골을 허용한 우루과이는 다시 공격적인 자세로 변했다. 사실 한국이 동점골을 넣을 때만 해도 우루과이가 체력적으로 지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실점 이후 곧바로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고, 전반 초반과 같이 공격의 강도를 높이는 것을 보며, 우루과이의 수비적인 자세가 의도적인 템포 죽이기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박지성의 환상적인 킬 패스다. 이날 박지성은 우루과이 포백을 무너트리는 전진 패스를 여러 차례 성공했다. 그러나 이청용과 이동국이 모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우루과이가 공격적으로 나서자, 한국의 수비는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잠잠했던 수아레스가 깨어나며, 결정적인 헤딩 찬스를 맞이했고, 결국 후반 80분 코너킥 상황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또 다시 흔들었다. 연속해서 코너킥 찬스를 내준 것도 아쉬웠지만, 수아레스가 볼을 잡았을 때 너무 쉽게 중앙을 내준 것이 문제였다.(한국의 수비를 탓하기엔 수아레스의 슈팅이 너무도 정확하고 날카로웠다) 승리는 우루과이 쪽으로 크게 기울었지만, 한국에게도 마지막 찬스는 있었다. 후반 87분 박지성의 전진패스가 또 다시 빛을 발했고, 이것이 이동국에게 연결되며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지만 슈팅이 너무도 약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결정력 부족에 발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총 6골을 성공시켰다. 4경기에서 6골을 결코 적은 득점이 아니다. 그러나 이 중에 4골이 세트피스(프리킥 포함)였고, 2골이 상대 수비의 실수에 의한 득점이었다. 필드 골은 한 골도 없었던 셈이다. 또한 실점도 생각보다 많았다. 8골(경기당 2골)을 허용했다. 한국이 경기에 이기기 위해선 3골이 필요했지만 한국은 그보다 적은 골을 기록했고, 그 때문에 그리스전 밖에 이기지 못했다. 물론 완벽할 순 없다. 만약 그렇다면 한국은 우승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너무 잘 싸웠기에, 그래서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2010/06/28 08:04
실점은 4경기에 8골 => 2.0골입니다.
2010/06/28 15:32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__)꾸벅
2010/06/28 17:22
수아레즈의 슛팅은 정말 막을 수 없었죠.ㅠㅠ
2010/06/28 23:11
우리 선수 모두 골만 봐.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맨날 지지
2010/06/28 23:15
죽일놈의 실책이라는 기사 제목은 너무한거 아닌가요. 그 실책한 사람도 자책하고 있겠지만서도.. 다른사람이 죽일놈의 실책이라고하면 기분이 어떨지..
2010/06/29 15:59
박지성이 필드골 넣은거 아닌가요?
2010/06/29 17:04
기사가좀너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