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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1 체흐 - 17 보싱와 2 이바노비치 26 테리 3 애슐리 콜 - 5 에시엔 8 램파드 7 하미레스 18 지르코프 - 11 드로그바 9 토레스 / *맨유: 1 반 데 사르 - 21 하파엘 5 퍼디난드 15 비디치 3 에브라 - 11 긱스 16 캐릭 13 박지성 25 발렌시아 - 10 루니 14 치차리토

[피치액션 l 런던(영국) 안경남] 마치 약 한 달 전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를 다시 보는 듯 했다. 당시 첼시는 웨인 루니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다비드 루이스와 램파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또 다시 루니에게 골을 내줬지만 골대 불운과 반 데 사르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며 홈에서 0-1 패배를 당했다.

과연, 무슨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맨유의 선수 구성에 답이 있다. 맨유는 첼시전을 앞두고 박지성, 발렌시아, 퍼디난드가 부상에서 돌아왔다. 박지성과 발렌시아의 복귀는 중원을 더욱 두텁게 만들었고 퍼디난드의 컴백은 맨유의 철벽 수비라인을 다시금 가능케 했다. 반면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규정상 루이스가 출전하지 못했다.

● 베스트11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예상대로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파트너로 디디에 드로그바를 선택했고 플로랑 말루다 대신 유리 지르코프를 왼쪽 미드필더로 깜짝 출전시켰다. 나머지 포지션은 변화가 없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확실해진 사실은 퍼거슨 감독이 더 이상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4-5-1(혹은 4-3-3)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리오 퍼디난드가 네마냐 비치디와 호흡을 맞췄고 박지성과 안토니오 발렌시가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조금은 놀라운 선택이기도 하다. 올 시즌 최고의 공격 옵션인 나니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최전방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와 루니가 맡았다.

● 포메이션
첼시(4-4-2): 한 달 전 경기(2-1 승)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세 가지다. 1) 아넬카가 빠지고 드로그바가 투입됐으며, 2) 말루다 대신 지르코프가 선택됐다. 3) 그리고 다비드 루이스가 빠진 것이다.(*벤피카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기 때문에 맨유전에 나설 수 없다) 그러나 전체적인 틀에 변화는 없었다. 포메이션은 물론 시스템까지도 당시와 거의 비슷했다.

맨유(4-4-2): 놀랍게도 또 다시 4-4-2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니를 빼고 박지성과 발렌시아를 측면에 배치해 수비를 강화했고 라이언 긱스를 중앙에 기용했다. 한 가지 특징은 수비시 루니와 미드필더 진영으로 내려오며 4-4-1-1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는 점이다. 이는 나란히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양 팀의 가장 큰 차이였다.

● 전반전
포메이션 뿐 아니라 경기 내용도 한 달 전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경기와 매우 유사하게 진행됐다. 4-4-2 vs 4-4-2의 대결은 시스템상 오픈된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 때문에 선수 개인의 능력과 세트피스에 의해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이날 경기에서 그 차이를 만든 선수는 루니였다. 루니는 미드필더 지역으로 자주 내려와 중원 싸움에 기여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맨유에게 큰 도움을 줬다. 1) 루니가 에시엔을 견제하면서 맨유는 중원에서 3 vs 2의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2) 홀딩 미드필더가 없는 첼시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었다.

루니의 선제골은 마이클 캐릭의 정확한 크로스와 긱스의 환상적인 볼 터치가 만든 작품이었다. 그러나 루니의 영리한 움직임도 한 몫을 했다. 루니는 첼시의 포백과 미드필더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들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3월 경기에서도 루니가 비슷한 움직임을 통해 골을 넣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첼시는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지 않았다. 덕분에 루니는 상대 박스 근처에서 자유롭게 중거리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램파드 보다는 에시엔이 루니를 견제해야 했지만 확실한 맨투맨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퍼거슨은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이날 부분적으로 긱스에게 홀딩 역할을 맡겼다)

한편, 첼시의 위협적인 공격은 대부분 우측에서 이뤄졌다. 하미레스와 지르코프 모두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풀백에게 공간을 열어줬다. 이때 애슐리 콜 보다는 조세 보싱와의 크로스가 더 자주 시도됐고 전방의 토레스와 드로그바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 후반전
후반전도 전반과 비슷하게 진행됐다. 맨유는 하파엘이 부상으로 빠지자 나니를 투입하며 발렌시아를 오른쪽 풀백으로 내렸다. 재미있는 점은 지난 주말에는 긱스가 에브라 대신 왼쪽 풀백을 맡았다는 점이다. 풀백 자원의 부재를 절묘한 포지션 이동으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발렌시아의 풀백 이동은 성공적이었다.

이후 경기는 후반 70분 안첼로티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변화를 맞았다. 드로그바와 지르코프가 빠지고 아넬카와 말루다가 투입됐다. 포메이션도 4-4-2에서 4-5-1(혹은 4-3-3)으로 바뀌었다. 램파드가 좀 더 전진했고 말루다와 아넬카는 좌우 윙포워드 역할을 맡았다.

전술변화는 계속됐다. 안첼로티는 더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보싱와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을 투입했다. 대신 에시엔이 오른쪽 수비로 이동했고 포메이션은 4-3-3에서 다이아몬드 4-4-2로 전환됐다. 중원을 장악한 첼시는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고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기도 했다.

첼시의 공세가 거세지자 퍼거슨 감독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투입하며 변화를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루니가 왼쪽으로 내려왔고 박지성이 중앙으로 이동했다. 첼시와의 중원 싸움에 대응하기 위해 4-4-2에서 4-2-3-1로 바꾼 것이다. 비록 두 차례 페널티킥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 변화는 제법 효과적이었다.

● 갈무리
터무니없이 많은 골이 터진 다른 경기와 달리 첼시와 맨유의 맞대결은 챔피언스리그 8강전다운 치열한 경기였다. 첼시의 경우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바람에 경기를 뒤집지 못했고 맨유는 한 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지긋지긋했던 스탬포드 브리지 징크스를 깨트렸다.

박지성의 얘기를 빼 놓을 수가 없다. 이날 박지성은 자신이 왜 "이름 없는 영웅"으로 불리고 있는지 재차 증명해냈다. 박지성은 공격적으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수비적으론 100%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후반 막판 중앙 미드필더 변신도 맨유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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