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 피치액션닷컴(pitchaction.com)

[피치액션 l 안경남] 포병대의 ‘킹’ 티에리 앙리가 떠난 이후 아스날의 실질적인 에이스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였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사미르 나스리가 잦은 부상에 시달린 파브레가스와 로빈 반 페르시를 대신해 아스날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둘은 지난여름 고향과 야망을 쫓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떠났다. 그렇다면 지금은? 두말 할 것 없이 ‘득점 기계’ 반 페르시다.

반 페르시의 활약은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그는 올 해만 36경기에서 35골을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는 거의 매 경기 골을 터트리고 있다. 반 페르시의 신들린 득점포에 고무된 영국 언론들은 앞 다퉈 그를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라 리가 부럽지 않은 세계 톱 레벨의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존심 때문일까?

새로운 앙리 혹은 베르캄프를 바라보는 아르센 벵거 감독의 마음은 어떠할까? 벵거는 “노리치전에서 반 페르시는 오른발 칩 슛으로 골을 넣었다. 왼발잡이 선수가 그런 골을 넣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애제자를 극찬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부상을 당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쌓여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지금 아스날은 반 페르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렇다면 올 시즌 아스날은 반 페르시의 원맨팀일까?

사실 그렇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최근의 두 경기만 봐도 그렇다. 노리치 시티(EPL)와 도르트문트(챔피언스리그)를 상대로 골을 넣은 아스날 선수는 단 한명이었다. 바로 반 페르시 말이다. 숫자를 10경기로 늘려보자. 반 페르시가 선발로 출전하고 패한 경기는 토트넘 원정뿐이다. 또한 팀 총득점 21골(최근 10경기에서) 중 12골이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스날의 상승세는 결코 반 페르시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은 아니다. 물론 반 페르시가 아스날 부활의 화룡정점을 찍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르비뉴의 등장과 시오 월콧의 성장 그리고 미켈 아르테타와 아론 램지의 지원 사격도 무시할 순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숨은 일꾼 알렉스 송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 된다.

올 시즌 아스날의 무게 중심은 파브레가스가 있던 중앙에서 반 페르시가 있는 전방으로 옮겨진 모습이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호날두가 뤼드 반 니스텔루이의 이적 이후 잠재력이 만개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웨인 루니도 호날두가 떠나자 2009/2010시즌 리그에서만 26골을 넣은 적이 있다)

지금의 아스날은 파브레가스 시절과는 분명 다르다. 당시 아스날의 측면은 나스리와 안드레이 아르샤빈 등 직접 골을 넣고 중앙에서 파브레가스와 연계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그러나 제르비뉴와 월콧은 패스를 통한 움직임보다는 스피드를 통해 직접 뚫거나 찬스를 제공하는 스타일이다. 반 페르시가 골을 넣기에 더 좋은 환경인 셈이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파브레가스에서 아르테타로 바뀐 중앙이다. 아르테타는 파브레가스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이지만 같은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고 볼 순 없다. 파브레가스의 경우 반 페르시가 상대 수비를 유인할 때 그 틈을 파고들며 직접 골을 노리지만 아르테타는 전방의 반 페르시에게 볼을 연결하는데 집중한다. 이는 매우 결정적인 차이다.

이러한 세부적인 팀 스타일의 변화는 반 페르시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고 동시에 그의 득점력도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또한 반 페르시가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커다란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즉, 아스날은 반 페르시 혼자서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 역시 시즌이 진행될수록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비에 대한 칭찬도 빼놓을 순 없다. 비록 최고의 모습은 아니지만 토마스 베르마엘렌의 복귀 이후 아스날의 수비는 안정감을 찾은 듯하다. 페어 메르테자커도 느린 스피드에 대한 우려와 달리 제법 빠르게 아스날에 녹아들었다. 여기에 EPL 정상급 골키퍼로 성장한 보이치에흐 스체스니의 선방쇼는 늘 불안했던 아스날의 골문을 잊게 만들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아스날은 반 페르시가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반 페르시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가 있어야 전부가 되는 현 상황 때문이다. 영국 언론들이 아스날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샤막과 박주영? 냉정히 말해 이들로 반 페르시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는 없다. [서울신문 송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1. 거너스
    2011/11/28 17:27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아스날 팬이지만
    항상 반페르시가 쓰러질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페르시가 만약 안쓰러진다면 좋겠지만 쓰러지는것에 대비하여
    이번겨울이적시장때 괜찮은 백업공격수 영입했으면 좋겠네요.
    p.s//박주영 선수 비하하는거 아닙니다 샤막 선수도 비하하는거 아니구요

    • Favicon of http://pitchaction.com BlogIcon 피치액션
      2011/11/28 19:44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안녕하세요. 저도 박주영과 샤막 선수를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관점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는 현실적으로 반 페르시를 대체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영국 언론들도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구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대비해서라도 새 선수 영입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

  2. 멋지내요
    2011/11/29 13:13

    이렇게 객관적으로 판단하시다니 멋지십니다
    다른 기자들과는 다르시네요 ㅋㅋㅋ

  3. 우승?아스날!
    2011/11/29 19:44

    아스날은 왼발들이 정말 궁하죠.
    제가 알기론 딱 두명있는데
    잭윌셔,반 페르시.
    일명'미친 왼발'들이죠
    동시에 유리몸 타이틀을 낀 두명 이기도 하구요ㅜㅜ(윌션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아스날이 포돌스키를 영입한다는 루머가 떠도는데
    진짜로 포돌스키 좀 와주었으면 하네요.
    사막이나 박주영은...박주영은 몰라도 사막은 심각한 슬럼프에 시달리는 듯 하네요.박주영 선수는 제기량을 발휘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구요.플레이 스타일도 반격형과 타겟형 왔다갔다 하다보니 같은 스타일의 스트라이커 (반페르시,사막)를 밀어내긴 영 힘들것도 같습니다.(헛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한가지더, 아르샤빈과 로시츠키가 경기장에 더 모습을 드러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솔직히 로시츠키가 파브레가스 얼추 대체할 수 있을 것같은데, 워낙 유리몸이니 후...
    로시츠키야 어쩔 수 없다 치고...아르샤빈이 자꾸 안나오는 이유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4. 그렇지만
    2011/11/30 01:47

    그래도 반페르시가 없는 아스날은 뭔가 불안.... 부상 안 당하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죠...
    사실상 2군 스쿼드가 얇은것도 그렇고...
    잭 윌셔가 부상에서 빨리 완쾌되서 돌아온다면 패스라던가 중원에서의 공격압박은 훨씬 향상될거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송 선수가 조용히 묵묵하게 잘 해주는 것 같구요...(잘함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선수 탑 5 안에 들은걸로 압니다...)
    제르비뉴 선수가 얼만큼 더 살아나 주느냐... 그게 관건이겠네요 지금도 잘해주고는 있지만..
    릴에서의 호흡이 이곳에서 반페르시와 다시한번 나오길...
    그리고 로시츠키 선수와 아르샤빈 선수는... 이런말씀 드리긴 애매합니다만
    기량이 저번시즌만 못한건 사실입니다 나이도 있고... 사실상 제르비뉴가 오면서 서브로 밀려났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간간히 교체출전등으로 모습을 보입니다만... 아르샤빈 본인도 자꾸 이렇게 교체로 나오면 이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상 웽거감독은 그의 기량이 조금 쇠했다는걸 느꼈기 때문에 제르비뉴를 더
    우선적으로 기용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수비쪽은 메르테사커 선수와 베르마엘렌 선수의 호흡이 점점 맞아가는건 좋은 징조라고 봅니다.
    초반에는 많이 불안했지만 메르테사커 선수의 조금은 느린 발을 우리 골넣는 수비수 베르마엘렌 선수가 훌륭하게 커버해 주는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그치만 안드레 산토스 선수...
    팀이 이기고 있는 분위기에서 그의 플레이는 위협적일수 있습니다 브라질리언의 오버래핑과 드리블은 멋지죠
    그러나 자칫 팀이 밀리는 분위기에서 그러한 플레이는 오히려 역습의 빌미가 됩니다. 좀더 안정적인
    왼쪽 수비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칼 젠킨슨 선수나 엠마누엘 프림퐁선수, 요한 주루선수...아직 아스날엔 클수있는 수비수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슈제츠니 선수도 못지않게 잘 해주고 있지만.... 슈제츠니를 대체하는 파비안스키의 기량은 조금 걱정됩니다.
    박주영선수처럼 경기에 많이 나서질 못해서 오히려 폼이 떨어지진 않을까 싶어서요... 컵경기에서는 간간히 출장하지만
    리그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벤트너 선수는 사실상 전력외로 분류되고...
    샤막선수가 살아나냐, 아니면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냐에 따라 박주영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월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대비해서 데려온 박주영 선수지만은..... 사실 이제 슬슬 폼을 올라오게 하려면 지금쯤 후반교체 기용이라고 해야 한다고 봅니다.
    곧 있을 맨시티와의 컵경기를 기대해봅죠...